강아지가 갑자기 배를 아파하고 밥을 안 먹으려고 하나요? 사람 음식을 먹고 심하게 구토를 하나요? 그렇다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췌장염은 강아지에서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인데요, 흔하지만 가벼운 질환은 아닙니다 ㅠㅠ 

 

 

 

1. 췌장염이란? 

췌장염의 정의는 단어 그대로 "췌장에 염증이 생긴 것" 입니다. 단 염증이라고 해서 세균에 감염된 것은 아니고, 감염체 없이 자가면역에 의해 염증이 생기는 것... 인데 어려우니 넘어가도록 하죠. ^^; 

 

췌장염에는 만성 췌장염과 급성 췌장염이 있는데, 오늘 주로 다룰 것은 급성 췌장염입니다. 급성 췌장염이 증상도 더 심하고 위험성도 더 크기 때문입니다. 반면 만성 췌장염은 노령 강아지나 노령 고양이에서는 매우 흔하고, 증상도 비교적 심하지 않은 편입니다. (단, 만성 췌장염을 가지고 있는 강아지에서 급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췌장은 원래 강아지의 소화를 돕는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장기인데, 어떤 이유로 췌장염이 발생하게 되면 갑자기 이 소화 효소가 정상 이상으로 너무 많이 분비되게 됩니다. 너무 많이 분비된 효소는 음식물이 아닌 '주변장기' 를 소화해 버립니다. 이것을 '자가소화' (autodigestion)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췌장염이 생기면 췌장 뿐만 아니라 주위 장기인 위, 십이지장 등에도 염증을 일으킵니다. 

 

사람 췌장입니다만, 강아지 췌장도 대략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

 

 

2. 췌장염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췌장염은 통증이 심하고, 심지어는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설사 

반복적인 구토 

식욕 저하 

복통 및 복통 자세 (등을 굽히고 상체를 낮추는 자세) 

복부 팽만 

심한 기력 저하 

 

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이 동시에 모두 나타날 수도 있고, 일부만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췌장염의 경우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3. 췌장염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췌장염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적인 소인이 있다고도 하고, 다른 질병 때문에 발생한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살펴보면 가족력이 존재합니다. 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췌장기능부전, 당뇨 등의 내분비 질환이 있는 강아지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과다하게 먹인 경우입니다. 이 '과다하다' 는 것은 참으로 주관적인데요, 돼지고기 조금밖에 안 먹었는데 심한 췌장염이 오는 경우도 종종 봤기 때문입니다 ㅠㅠ 

 

유전적인 소인은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고지방 사료나 간식, 특히 사람 음식의 급여는 삼가해야겠습니다. 또 날씬한 강아지에 비해 뚱뚱한 강아지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사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비만 때문에 위험성이 높아지는 질병을 나열해보라' 고 한다면, 저는 다 나열하는데 일주일이 걸릴지도(...) 

 

 

 

 

 

 

 

4. 췌장염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췌장염을 싹 낫게 해 주는 약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약은 없습니다 ㅠㅠ 앞서 말씀드렸듯이, 췌장염은 어떤 원인균이 감염되어서 오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를 투여해서 낫는 병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증상을 경감시키고, 보존적인 치료를 통해 아이를 회복하도록 돕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일단, 췌장염은 심한 복통을 동반하는 질환입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진통제를 투여합니다. 

 

또 췌장염에 걸린 강아지들은 계속 구토, 설사를 하면서 많은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췌장염에 걸린 강아지들은 대부분 탈수 상태입니다. 또 밥도 물도 못 먹는 경우가 많아 더욱 더 탈수가 쉬워집니다. 따라서 수액 치료를 해야 합니다. 수액 치료는 췌장염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 구토, 설사가 반복되면 장 상피도 탈락하고,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심하게 구토, 설사하는 아이들은 항구토제와 지사제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어느정도 식욕이 돌아오고 구토가 멈춘다면 밥을 먹게 되는데, 췌장염 환자는 정말 조심해서 가려 먹어야 합니다. 주치의 선생님은 췌장염 처방식 (지방 함량이 낮은)을 처방해 주실 것입니다. 

 

 

췌장염은 흔한 병이지만,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기도 합니다. 또 아이가 많이 아파해서, 아이도 고생하고 보호자님도 많이 마음아파하는 병이기도 합니다 ㅠㅠ 한 번 급성췌장염을 앓았던 강아지들은 치료 이후에도 만성췌장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늘 마음졸이면서 식단 관리를 해야 하는데요.

 

췌장염을 예방하기 위해 고지방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주시는 것은 금물이구요,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빨리 동물병원에 내원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부담없는 저지방 간식 몇 가지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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