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정말 많이 접하게 되는 증상 중 하나가 설사입니다. 경험상 저희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강아지들을 보아도, 가장 많이 내원하는 증상이 피부염, 그 다음이 설사/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인듯 합니다. 아마 다른 동물병원도 비슷하겠죠? 

 

어쩌다 한 번 심하게 설사하는 아이들도 있고, 늘 아슬아슬하게 괜찮은듯 하다가... 무른 변을 보다가... 반복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증상이 애매해서 이걸 병원에 데려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경우도 많구요 ^^; 

 

설사 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병원에 내원하시는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거의 매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왜 이런거죠?" 

"왜 갑자기 설사하는거죠?"

 

특별한 일이 없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설사를 심하게 한다면, 원인이 가장 궁금하시겠지요! 오늘은 강아지가 설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유와, 어떤 경우에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지,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강아지가 설사 원인

'설사' 라는 건 병명이 아니라 증상이기 때문에,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은 너무너무너무 많습니다. 왜 설사해요? 라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너무 막막한데요, 원인을 몰라서라기보다는 원인이 너무 많아서입니다. ^_ㅠ

 

(수의사가 곤란해하는 질문 1위 - 증상만 보고 왜 그런지 맞혀보세요!) 

 

그래도 가장 대표적인 원인을 꼽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기생충 감염 

보통 어린 친구들, 새로 입양한 아이들에서 가장 자주 나타납니다. 물론 성견에서도 보일 수 있습니다.

구충제를 잘 먹이면 물론 예방 가능합니다. 주기적으로 심장사상충 예방을 하는 아이라면 크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대부분의 먹이는 타입이나 바르는 타입의 심장사상충 예방약들은, 내부구충도 되기 때문입니다.

(먹이고/바르고 계신 심장사상충 예방약의 구충 범위를 확인해 보세요!) 

 

 

2) 음식의 문제 

상한 음식,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등은 당연히 설사를 일으킬 수 있겠죠? 이외에도 갑자기 사료를 바꾸거나, 소화흡수율이 낮은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너무 많은 양의 사료를 한꺼번에 먹어도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장으로 나오면서 설사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음식 알러지가 있는 환자들도 꽤 흔한데요, 다른 강아지는 먹어도 괜찮은 음식인데, 유독 우리 강아지만 특정 음식에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스트레스에 의해 여러 질병이 생기는데요, 장 트러블도 예외는 아닙니다. 실제로 이사 후에, 혹은 장거리 여행 후에 구토, 설사 증상으로 병원에 오는 아이들이 꽤 있었습니다. 

 

4) 세균, 바이러스 감염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설사의 원인이죠? 특히 어린 강아지와 고양이에서 파보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는 특유의 비린내가 나는 심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합니다. 강아지 파보바이러스 장염은 예전 게시글을 참고해 주세요! 

 

5) 기타 전신 질환 

부신피질기능저하증 (에디슨병), 간질환, 갑상선 질환, 췌장염 등이 대표적인 설사를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2. 언제 병원에 데려가야 할까요?

사람도 딱 한 번 설사했다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진 않습니다.

강아지도 마찬가지지만, 강아지는 사람과 달리 '오 오늘 좀 심각한것 같은데, 속이 더부룩해' 라고 말할 수 없고, 보호자님이 보지 않는 동안 뭔가를 먹었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엄마 안볼때 사실 휴지통 좀 뒤졌어" 라고 말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ㅠㅠ 그러니 일단 설사를 한다면 주의깊게 살펴보셔야겠죠? 

 

이런 경우 응급이니 병원에 바로 내원하시길 권해드립니다. 

1) 밥과 물을 안 먹으려 하는 경우 

2) 배를 아파하는 경우 

3) 구토와 동반한 심한 설사를 하는 경우 

4) 열이 나고 기운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 

5) 혈변 

6) 치료중인 다른 질병이 있거나 (당뇨, 심장질환 등) 아주 어리거나 나이 든 강아지 

 

 

설사가 오래 지속되거나, 많이 묽은 설사를 다량 하고 나면 수분과 전해질 손실로 인해 탈수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병원에 내원하셔서 수액을 통해 교정하는 것이 좋겠죠? 

 

 

3. 집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가벼운 설사를 한두번 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처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한 끼 정도 굶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오래 굶기는 것은 권하지 않아요. (오히려 장기간의 금식이 장 상피세포에는 좋지 않다는 것이 요즘의 추세입니다) 그리고 너무 어린 강아지들은 혈당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 적게 주시되 아예 굶기지는 않는 편이 좋습니다. (조금만 굶어도 바로 저혈당에 빠질 수 있어요) 

 

한 끼 굶고 나서 다음 끼부터 먹이시되, 소화가 잘 되는 사료 (불려주셔도 좋아요!)로, 소량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예 쌀죽을 끓여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으로도 멈추지 않는 설사는 당연히 진료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또 큰 문제는 없는데 자잘하게 설사가 잦다면, 병원에서 수의사의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은데요, 만약에 식이 알러지가 있다면 저알러지 사료로 바꿔서 급여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또 건강상에 문제가 없는데 무른 변이 잦다면 유산균제를 꾸준히 먹이는 것도 효과가 있을 수 있어요! 장건강은 결국 장내 세균총의 건강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유산균제의 꾸준한 복용은 개인적으로 완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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