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새로 입양한 강아지에서 치명적인 질병인 파보바이러스 장염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지금 50대 원장님들이 처음 임상 수의사를 시작할 때는 정말 파보장염에 걸린 강아지들이 많았다고 해요.
진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정말 흔한 병이었다고 하시는데요,
공중위생도, 예방접종의 필요성도 지금처럼 대두되지 않았을 때라 그렇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저는 최근 진료할 때 1년에 열 마리 미만의 환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파보바이러스 진단 환자가 오게 되면 병원은 전쟁터가 됩니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기 때문에, 혹여 병원 내 다른 환자에게 전염될 까 온 병원을 수시로 소독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파보바이러스 환자 전용의 의료 기구를 비치하거나, 일회용 폐기물을 따로 모으는 등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일의 강도도 강도지만, 정말 마음이 아프기도 한데요,
내 주먹만큼 작은 강아지들이 설사와 구토에 젖어서 바들바들 떨다가, 저혈당으로 픽픽 쓰러지는 모습을 보는 것,
내 새끼손가락 만한 팔에 여러 번 바늘을 찌르는 치료 과정 모두가 참 지켜보는 보호자도, 의료진도 마음아프게 하더라구요. 가끔 '이 어린 생명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이렇게 크게 아프게 된걸까?' 이런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1. 강아지 파보바이러스 장염이란?
Canine Parvovirus 감염에 의해 식욕부진, 구토, 설사, 체중감소를 나타내는 병입니다.
정도가 심한 경우 패혈증, 내독소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어린 강아지의 경우 폐사율이 매우 높습니다.
요즘은 옛날에 비해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많이 드물어졌지만,
여전히 종종 보이기도 하고 최선을 다해 치료해도 폐사하는 경우가 있어요.
2. 파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있나요?
파보바이러스는 크게 장염형/심근형으로 나뉘게 됩니다.
심근형의 경우 주로 성견에서 자주 보이는데요, 심내막염이 진행되어 급사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순환혈액량이 적어져서 쇼크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파보장염" 이라고 부르는 것은 파보바이러스의 장염형인데요,
식욕부진, 구토, 설사, 체중감소를 나타내며 복통이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3. 파보바이러스 장염의 진단은?
요즘은 동물병원마다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간단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있습니다.
강아지의 항문에서 변을 조금 채취해 항원검사를 하면 10분 내외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또한 전혈구검사에서 백혈구(호중구, 림프구)의 감소가 확인되기도 하구요,
혈청화학검사에서 저혈당증, 간 관련 수치의 상승, 고질소혈증, 전해질 불균형 등이 확인될 수 있습니다.
4. 파보바이러스 장염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병의 경우 대증치료를 하게 되는데요,
이는 바이러스를 직접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가 상용화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바이러스를 직접 치료하지 않고
기침, 고열, 콧물, 가래 등 증상을 치료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파보바이러스 장염의 대증치료는 크게
1. 구토/설사 등의 임상 증상을 개선하는 것 - 항구토제, 지사제 등의 약물이 고려 가능합니다.
2. 심한 복통을 경감시켜 주는 것 - 진통제를 쓰게 됩니다.
3.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저혈당을 교정해 주는 것 - 보통 수액 요법입니다.
4. 저알부민혈증이 있다면 - 알부민 투여를 해줍니다.
5. 기타 - 면역증강을 위한 혈장 수혈 등이 자주 쓰이는 치료 방법입니다.
예전에는 파보장염의 경우 금식을 시켰다고 하는데요, 요즘 권장사항은 "구토가 없다면 급여하는 것" 입니다.
너무 오래 굶기는 경우 장 상피세포의 위축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토가 심해서 도저히 입으로 음식물의 급여가 불가능할 경우 비경구적 영양수액을 주기도 합니다.
모든 내과적 질환에서 가장 어렵고, 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적절한 칼로리의 공급이라 생각합니다.
아프면 안 먹는데, 칼로리 필요량은 많기 때문이지요.
특히나 파보바이러스장염에 걸려 내원하는 환자는 5개월 미만의 어린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혈당 조절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 조금만 굶어도 저혈당 쇼크를 일으키게 됩니다.
최선을 다해 진료해도, 폐사율은 높은 편입니다.
특히 발병 당시 1kg이 넘지 않는 작은 강아지는 더더욱 폐사율이 높구요,
대형견이라 하더라도 파보장염에 취약한 몇몇 종(로트와일러, 도베르만, 핏불 등)의 경우 폐사율이 높은 편입니다.
최선의 치료는 예방입니다. 강아지 파보바이러스 장염은 어릴 때 종합백신을 맞춰 예방이 가능합니다.
(백신을 맞는다고 100% 그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걸리더라도 백신을 맞지 않은 개체보다 쉽게 회복하게 됩니다.)
앞으로 파보장염에 걸린 강아지들을 점점 더 보기 힘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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