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특히 수컷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그 이름 방광염입니다. 

겪어 보신 집사님도 계실 것 같구요, 이름만 들어도 무섭습니다. 

발병하면 약 먹여도 잘 안 낫고, 재발도 자주 일어나는 편이예요. 

예전에는 "고양이 요로기계 증후군" 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는데요, 

병명에 ~증후군 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원인을 잘 모르겠다는 뜻입니다. 

"특발성~" 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도 원인을 잘 모르겠다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이 질환이 하부요로기계, 즉 방광과 요도의 문제라고 생각되었는데요,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 병은 요로기 질병이라기보다는 신경학적 문제에 가깝다고도 합니다.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또 어떻게 치료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 알아볼까요? 

 

 

1. 방광의 특성 

방광은 오줌을 저장하는 장기입니다. 여기까진 모두 알고 계시죠? 

방광에는 참 많은 신경들이 분포되어 있는데요, 방광이 가득 차면 "오줌이 마렵다" 는 신호를 보내 주기도 합니다. 

또 디스크 질환, 골반골절 등으로 인해 방광으로 가는 신경이 손상되면 오줌을 누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2.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이란?

"방광염" 이라는 이름 때문에 방광에 뭔가 세균 감염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처음 이 병이 발병했을 때 방광에서 세균이 검출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혈뇨, 배뇨곤란, 요도폐색 등이 있구요, 특히 요도가 폐색되어 오줌을 전혀 누지 못하는 경우 응급입니다. 수신증, 요독증까지 진행될 수 있어요. 

 

암컷과 수컷 모두에 발병할 수 있지만 수컷에 더 자주 일어나구요, 특히 비만한 수컷 고양이에서 흔합니다. 

또한 전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중년령에서 자주 보입니다. (평균 3.5살) 

 

평소 배뇨 실수를 하지 않던 고양이들이 화장실 외의 공간에서 실수를 하기 시작하거나, 

화장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오랫동안 힘을 줘도 아주 소량의 오줌만 배뇨하는 등 

전반적인 배뇨 이상 / 배뇨량의 변화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눈에 띄는 변화는 화장실에서 배뇨를 시도할 때 통증 때문에 비명을 지르거나, 

오줌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인데요, 이 경우 보호자분들이 이상을 느껴 병원으로 달려오시게 됩니다. 

 

이래서 소리를 지르는 건 아닙니다...

이렇게 명백한 배뇨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 병원에 오시면 수의사들은 고양이를 쳐다보지 않고 

오히려 보호자분께 많은 질문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다른 어떤 진료보다도 보호자분과의 상담, 문진이 중요한 진료일 것 같은데요. 

고양이가 오줌을 못 눠서 병원에 왔는데 집은 넓은지, 장난감은 충분히 많은지, 캣타워는 있는지, 고양이는 몇 마리를 키우시는지 등 호구조사(?) 를 당하셔도 너무 당황하지 마세요. 

 

 

3.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은 왜 생기나요? 

서두에 말씀드린것과 같이, 병명에 "특발성 Idiopathic"이 들어가면 '원인을 잘 모르겠다' 는 뜻입니다. 

즉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병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많은 연구들을 통해서 밝혀진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스트레스 때문" 입니다. 

 

사람도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이듯이, 고양이에서도 만병의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대충 이렇게 뭉뚱그리는 것이 아라, 만병 중에서도 특히 이 방광염은 더더욱 스트레스에 민감한 대표적 질병인데요, 

놀이, 밥, 함께 지내는 다른 동거묘와의 불화 등 많은 스트레스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직접적으로는 화장실 수의 부족, 불결한 화장실, 갑자기 바뀐 모래 등이 관련있을 수 있습니다. 

 

 

4.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가 주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분과의 면밀한 상담을 통한 환경 개선이 최우선으로 진행됩니다. 귀찮으시더라도, 수의사의 질문에 성실히 답해주시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 주시는 것이 고양이의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찌 보면 주사맞고 약을 먹는 등의 전통적인(?) 치료 방식이 더 편하겠다 싶을 만큼 환경 개선은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가장 중요한 환경 개선 사항은 

  1. 다묘 가정의 경우, 고양이 수 +1 만큼 화장실 두기 (예를 들어, 고양이가 두 마리면 화장실은 세 개) 
  2. 항상 화장실을 청결하게 유지할 것, 고양이가 좋아하는 모래로 바꿔볼 것 
  3. 캣타워, 책장 등 수직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 
  4. 사냥놀이 등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많이 놀아줄 것 
  5. 신선한 물 섭취를 많이 할 수 있게 : 습식 사료, 물에 간식 띄워주기, 폭포/분수형 급수기의 활용 등 

위 다섯 가지는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의 치료에 중요한 사항이며, 또한 수의사가 직접 도와드릴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보호자분이 의지를 가지고 직접 바꾸셔야 개선이 가능하지요. 

 

또한 심한 경우 수화를 위한 수액 치료 및 약물 치료가 병행될 수 있는데요, 

약물은 주로 스트레스 조절을 위한 항우울제, 염증 개선을 위한 소염제, 진통제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방광의 2차적인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항생제가 처방될 수 있습니다. 항생제는 한 달 이상 장기복용하셔야 할 수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