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정말 많이 핥습니다. 핥기는 강아지의 정체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자주 무언가를 핥는데요,
사람 얼굴을 핥기도 하고, 쓰다듬는 사람 손을 핥기도 하고, 자기 몸도 핥고 이불도 핥고 바닥도 핥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핥는걸까요? 혹시 강아지가 핥는 데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강아지 핥는 이유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사실 강아지가 왜 핥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모두 추정이죠. 강아지에게 왜 핥는지 물어볼 수도 없고, 강아지에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올 수도 없으니까요 ㅠㅠ
하지만 오랜 기간 관찰한 결과 몇 가지 가설이 나왔는데요, 차근차근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1. 의사 표현
강아지는 손이 없습니다. 따라서 입을 손처럼 쓰기도 하죠. 강아지가 할 수 있는 의사표현의 종류는 한정적인데요, 꼬리를 흔들거나, 으르렁거리거나, 짖는 등입니다.
핥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손으로 쓰다듬거나, 토닥토닥하는 것처럼 핥음으로서 의사 표현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주로 좋아하는 상대에게 친근감을 나타내기 위해 핥습니다. 왜냐하면 어릴 때 어미가 아이에게 해주던 행동이기 때문이죠.
2. 통증
동물들은 어딘가 가렵거나 아프면 그 부위를 계속해서 핥습니다. 특히 나이 든 강아지가 관절 쪽을 계속해서 핥는다면, 높은 확률로 퇴행성 관절염에 의한 통증이 있다는 뜻입니다.
고양이에게 자주 발생하는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 (FLUTD, FIC)의 경우 복통을 일으키는데요, 방광염이 오래 지속된 고양이는 배를 핥아서 배에 털이 빠져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강아지 방광 결석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보호자분의 몸에 상처가 났을 때 계속 그 부위를 핥아주는 모습을 보실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님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강아지의 마음이겠죠?
간혹 해외 토픽에서, 강아지가 보호자의 허벅지 피부를 계속해서 강박적으로 핥길래 검사해 봤더니 피부암이더라, 와 같은 기사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같은 맥락입니다.
3. 청결
강아지도 고양이처럼 그루밍을 합니다. 고양이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지만, 대소변을 보고 나서 생식기, 항문을 핥아 깨끗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암컷 강아지의 경우 생리할 때 계속 분비물이 나오면 생식기를 핥아 없애기도 합니다. (그래서 강아지가 생리하는 줄 모르고 넘어가시는 보호자도 계시죠!)
항문 주위를 종종 핥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나, 너무 강박적으로 많이 핥는다면 항문낭을 오랫동안 안 짜준 건 아닌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4. 배고플 때
배고플 때 사람의 입을 핥는다는 설도 있습니다. 야생에서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줄 때, 어미의 입을 핥던 데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보호자님이 맛있는 걸 먹고 돌아왔을 때 보호자님의 입을 계속해서 핥는다면, 어쩌면 '나도 한 입 줘!' 라는 뜻일 수도 있겠네요.
5. 낼름낼름, 코를 핥는다면?
속이 좋지 않고 구역질이 날 때 강아지들은 낼름낼름, 쩝쩝 하면서 입맛 다시는 시늉을 계속 하기도 합니다.
또한 무섭거나 불안할 때, 하품을 하면서 혀를 낼름거리기도 하는데, 이것은 상대방과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한 제스쳐입니다.
특히 분리불안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보호자분이 자리를 비우셨을 때 문 앞을 계속 서성거리면서 혀를 낼름낼름하기도 합니다.
6. 치매
나이가 들어서 강아지도 치매에 걸립니다. (정확한 명칭으로는, 강아지 인지기능장애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사람 치매와 마찬가지로 밤에 잠을 안 자고, 계속 밥을 달라고 조르는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지만, 강박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강박행동이란 의미 없이 같은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인데요,
일부 치매 강아지 중에서는 무의미하게 계속해서 핥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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